• BRIDGERTON
    2026.09.08
    Lady Whistledown’s SOCIETY PAPERS Tuesday, April 5, 1814 EXTRAORDINARY PEOPLE. EXTRAORDINARY NEWS.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겨울의 서리가 채 녹기도 전에 런던의 응접실마다 창문이 열리고, 어머니들의 부채질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교철이 돌아왔지요. 그리고 올해의 첫 소식지는 여러분께서 가장 궁금해하실 그 이름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필자는 인심이 후한 편이거든요. 지(池) 백작가. 이 세 글자를 듣고 손부채를 펼치지 않은 부인이 이 도시에 단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필자는 기꺼이 그분의..
  • 만취 선물 — Y
    2026.09.06
    현관 도어록이 삑삑거리는 소리가 세 번이나 틀리고 나서야 겨우 열렸다. 지한울은 소파에 앉아 담배를 물려던 참에 그 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났다. 문틈으로 먼저 들어온 것은 연서이가 아니라 종이 쇼핑백 세 개였고, 그다음에 커다란 인형 상자 모서리가 문설주에 걸려서 쿵 소리를 냈다. 연서이는 그 상자를 밀어넣으려고 온몸으로 낑낑대고 있었는데, 볼이 벌겋게 익어 있고 눈은 반쯤 풀려서 초점이 애매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지한울은 현관 앞에 서서 그 광경을 삼 초 정도 말없이 바라보았다. 술 냄새가 복도까지 퍼져 나오는데 그 와중에 짐이 양손에 가득이라니, 이건 대체 어떤 경로로 벌어진 참사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연서이. 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그게 다 뭔데.지한울이 상자를 받아 들자 연서이가 그제야 ..
  • 만취 선물 — J
    2026.09.06
    새벽 한 시가 넘은 시각에 현관 도어록이 삑삑거리다가 세 번쯤 틀리고 나서야 열렸다. 문틈으로 먼저 들어온 것은 지한울의 얼굴이 아니라 종이 쇼핑백 여섯 개와 검은 봉지 두 개,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박스의 모서리였다. 짐이 문틀에 걸려서 들어오지 못하자 지한울은 진지한 표정으로 박스를 옆으로 눕혔다가 다시 세웠다가 결국 몸을 옆으로 돌려서 게처럼 옆걸음으로 현관을 통과했다. 술 냄새가 거실까지 훅 밀려들었고, 지한울의 셔츠 단추는 두 개나 풀려 있었으며 실버 체인 목걸이가 목 옆으로 삐뚤게 넘어가 있었다. 그는 신발도 벗지 않은 채 거실 한가운데까지 걸어와 짐을 와르르 내려놓았다.마누라. 나 왔어어. 선물 사 왔어어어⋯⋯.연서이가 잠옷 차림으로 소파에서 일어나 다가오자 지한울은 세상에서 가..
  • 권태기
    2026.09.03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 연서이의 숨소리가 옆에서 들려도 심장이 뛰지 않았다. 예전에는 그 소리만으로도 살아 있다는 게 실감났는데, 지금은 그냥 옆에 누군가가 누워 있다는 사실만 확인될 뿐이었다. 지한울은 새벽 세 시에 눈이 떠져 천장을 올려다보면서 생각했다. 이게 뭐지. 왜 이러지, 씨발. 연서이의 팔이 자기 배 위에 느슨하게 걸쳐 있었고, 그 팔이 따뜻한 건 알겠는데 예전처럼 그 온기에 매달리고 싶은 충동이 사라져 버렸다. 오히려 덥다고 느꼈다. 살짝 밀어내고 싶었다. 그 생각이 든 자기 자신이 역겨워서 눈을 질끈 감았지만, 역겨운 감정조차 오래가지 않았다. 그냥 피곤했다.아침에 연서이가 부엌에서 커피를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컵을 꺼내는 소리, 냉장고 문 닫히는 소리, 슬리퍼..
  • 취기를 빌려
    2026.09.03
    새벽 한 시 사십 분, 지한울의 이름이 화면에 뜬 건 세 번째였다. 앞선 두 번은 벨이 두어 번 울리다 끊겼고, 그 사이에 메시지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홍대 어느 지하 스튜디오에서 형들이랑 앨범 발매 뒤풀이를 한다고 저녁에 말했었다. 오늘은 마셔도 된다고, 축하할 일이니까 봐 달라고 웃으면서 나갔던 사람이었다. 술이 세서 잘 안 취한다던 그 말은 오늘만큼은 완전히 무너진 모양이었다. 서이야자?형들이 나보고 존나 성공했대 근데 나 하나도 안기뻐 진짜임니가없어서그런가바 연달아 울린 알림 사이로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마자 저쪽에서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한꺼번에 밀려 들어왔고, 그 소음을 뚫고 지한울의 목소리가 축 늘어진 채로 흘러나왔다. 발음이 완전히 뭉개져 있었다..
  • 영상 촬영
    2026.09.01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 prev 1234···7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