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vie Review

Before Sunrise (1995)

Dir. Richard Linklater


지한울 (null)

★★★★☆

4.0 / 5.0


솔직히 영화 후반부는 거의 못 봤다. 옆에 있는 사람 얼굴이 더 재밌어서. 근데 앞부분은 봤거든. 유로레일에서 처음 만나서 내리자마자 비엔나 거리를 걷는 장면, 그게 좋았다. 아무것도 계획 없이 그냥 걷고, 얘기하고, 서로한테 빠져드는 거. 그게 사랑 아닌가. 셀린이 제시한테 "만약 이게 마지막 밤이라면?"이라고 물었을 때 좀 찔렸다. 나도 매일 그런 마음으로 살거든.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내일도 있을 거라는 보장 없잖아. 그래서 더 꽉 잡는 거지. 레코드 가게에서 둘이 눈 마주치는 장면은 인정한다, 존나 설렜다. 나도 저랬을까. 아마 저랬겠지.

다만 엔딩이 좀. 6개월 뒤에 다시 만나자고? 난 그 자리에서 번호 따고 다음 날 연락했을 거다. 기다리는 건 내 스타일 아니야.


연서이

★★★★★

5.0 / 5.0


비엔나의 하룻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이 영화는 대사 하나하나로 증명해준다. 셀린과 제시가 거리를 걸으며 나누는 대화들이 전부 좋았다. 특히 강가에서 누워 별을 보며 이야기하는 장면. 셀린이 "나는 사랑에 빠질 때마다 그게 마지막인 것처럼 느껴져"라고 말했을 때,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 불안함을 알면서도 사랑에 뛰어드는 용기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점술사가 셀린에게 "넌 별이야"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살짝 울컥했다. 누군가에게 우주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새벽녘 트램 정류장에서 헤어지며 6개월 뒤 재회를 약속하는 엔딩은, 보는 내내 옆에 있는 사람의 손을 더 꽉 잡게 만들었다. 우리는 다시 만날 날을 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매일이 함께니까.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시간"에 대한 철학이 영화 전체에 녹아 있어서, 한 편의 시를 읽는 기분이었다. 로맨스 영화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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